소셜리뷰

충주 당일치기 여행

디마드 2021. 10. 6. 19:05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는데 여행만 한 것이 없다. 연락이 닿은 지인과 함께 충주로 떠났다. 전날 가볍게 유적지나 맛집 등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그냥 별 준비 없이 떠났다.

소설가 김영하도 여행하면 빠지지 않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해서 어떻게든 수습해서 돌아오는 여행이라 했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추억을 빼앗는 주범인 거 같다. 내비게이션으로 전국 어디 아니 세계 어디에서도 길 잃을 염려가 없고 검색만하면 여행지 정보와 후기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극적인 재미와 우연 그리고 시행착오를 사전에 차단한다.

서론이 넘 길었네. 충주 중앙탑에서 여행은 시작되었다.

나는 서울, 지인은 대구에서 차를 몰고 와서 주차장에 주차하고 차 한 대를 같이 타고 다녔다.

중앙탑은  한적한 호수를 끼고 잘 정비된 잔디밭에 우뚝 쏫아 있었다. 통일신라 시대 영토의 중심으로 세워진 탑이다. 이 무거운 돌을 어떻게 날랐을까 하는 경외감이 든다.  혹, 실수로 7층 석탑 일부를 깨 먹기라도 했다면... 얼마나 지탄을 받았을지 ㅎㅎ


탄금대 열두대
탄금대 전망


탄금대로 향했다. 임진왜란때 신립장군이 최후를 맞이한 것으로 유명하다. 열두대에 오르면 최고의 경치를 볼 수 있다. 너무 많은 활을 쏘자 뜨거워진 활을 식히기 위해 12번이나 오르락내리락해서 열두대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황옥동굴


다음은 황옥동굴로 향했다. 한 30분 차로 이동했다. 엄청난 규모에 그보다 몰려든 관광객에 더 놀랐다. 동굴이라기보다 갱도다. 1919~2019년까지 100년을 운영하고 관광지로 전환했다. 입장료가 7000원인데 아마도 광물채취보단 훨씬 이익이 날 거 같다. 이렇게 관광객이 몰리니 말이다. 동굴 안에 배를 타는 코스는 대기 시간이 1시간이라 포기하고 사진만 찍고 왔다. 서늘한 공기로 여름에 오면 마치 피서를 하는 기분일 테다.

배고팠다. 송어회를 먹으러 갔다. 양식장도 함께해서 저렴하고 신선했다. 금빛송어횟집이다.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 두리번거렸는데 벽 메뉴판 옆에 안내가 있었다. 고추양념장을 그릇 바닥에 풀고 송어회와 야채 그리고 참기름을 썩어 비빔을 만들어 먹는다. 맛있었다.

오토바이 성지인 게으른 악어 카페에서 차 한 잔 하려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잠시 머물다 스쳐 지나갔다.

팔봉 전경

팔봉 출렁다리로 갔다. 드라마에 자주 나오기도 했는데 그 아래 논을 따라 걷는 산책길도 좋았다. 여유로운 잠자리들이 함께 해줬다.

날이 조금 어둑해지고 다리도 아팠다. 양윈마을카페로 향했다. 도로에서 조금 들어갔는데 한적하고 주변 경관이 좋았다. 지인은 라떼 나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아마 훗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맘 터놓고 대화한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저녁은 다시 중앙탑으로 돌아와 막국수를 먹었다. 점심을 과하게 먹어 배고프진 않았지만 맛있었다. 특이하게 후라이드 치킨을 같이 곁들여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배만 부르지 않았다면 반마리 시켰을거다.

중앙탑에서 헤어지고 2시간 정도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천 부근에서 촘 정체가 있었다. 이번 여행이 트리거가 될거같다. 매주 근교나 아니면 조금 멀어도 떠나보려 한다. 그곳이  궁금해진다.  



[ 충주 여행코스 ]

  • 중앙탑 - 탄금대 - 황옥동굴 - 금빛송어횟집 - 팔봉 - 양원마을 카페 - 중앙탑막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