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홍익대 아트센터 햄릿을 보다

디마드 2024. 6. 29. 22:34

KT 공연 할인을 보고 바로 예매를 했다. 말로만 듣던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작품인 "햄릿", 1부 75분, 휴식시간 20분 그리고 2부 80분이다. 엄청 긴 시간이고 웃음기가 싹 사라진 고전극이라 힘들긴 했다. 

3시간가량 휴대폰을 끈 채 햄릿에 집중하려 했지만, 방대한 대사와 어두운 무대에 가끔 졸기도 했다. 옆자리 이름 모를 사람도 함께 졸고 있었다. 

주인공 햄릿에 강필석이다. 신인인가 했는데 40대 중년의 배우로 연극에 짠 뼈가 굵은 것 같았다. 선왕으로 나오는 이호재, 형을 독살하고 왕이 된 클로디어스 역에 정동환, 극 중 배우 역할에 전수경, 손숙, 김성녀 등 얼굴만 보면 누군지 알만한 연기자로 배치되었다. 

햄릿의 강필석 톤 & 매너는 좋았다. 엄청난 대사를 정확한 발음과 감정을 실어 전달했다. 다만 2층에서 관람하다 보니 배우의 얼굴선을 자세히 볼 수 없었던 게 아쉬웠다. 다음엔 비싸도 앞으로 가야 하나....

손숙의 연기는 기대에 못 미쳤다. 80세에 여기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 대단하지만, 햄릿의 극 중 역할이 배우 2인데, 너무 어색했다. 목소리에 기운이 빠져 있었다. 발랄한 연기와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상황에 맞는데, 정작 힘이 빠진 노인의 목소리가 나와 극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반면 배우 1 전순경은 최고였다.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에 힘 있는 목소리와 열정이 느겼졌다. 

막이 오르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없다. 당연한 거지만 생생한 감동을 전달하지 못해 아쉽다. 마지막 커튼콜이 내려오면서 공연은 끝났다. 17명의 배우가 삼삼오오 인사를 하며 5분 정도 박수를 받았다. 세월이 열정을 사그라트리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년의 배우가 온 힘을 다해 대사를 외워 공연을 하는 모습 자체가 감동이다. 

 

대학로 주변이라 일상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조금만 더 가면 종로, 직장인의 일터가 멀지 않은 곳이다. 한 달에 1번 정도는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라.... 당신의 열정과 인생의 허무함이 달래 지지 않을까.